매년 반복되는 계절에 맞춰 옷을 바꿔주는 것이 좀 귀찮을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뭔가 단조롭지 않아 좋다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 이제 또 계절이 바뀌면서 옷장 깊숙이 넣어 두었던 두꺼운 옷들을 꺼낼 때가 된 듯합니다. 가볍고 얇은 여름 옷들에 비해 두껍고 따뜻한 가을, 겨울 옷들은 세탁이나 보관에 조금 더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있는데요. 오늘은 그중에서도 좀 까다로운 울(WOOL) 니트웨어에 관리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울(WOOL)이라고 하면 양모 즉, 양털을 생각합니다. 양모는 감촉이 부드럽고 보온성이 뛰어나며 습기에도 강한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모는 옷을 만드는데 오래전부터 사용된 재료이고 공장에서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가격도 비싸고 관리도 쉽지 않은 것이 특징입니다. 그렇다고 관리가 아주 까다로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만 신경 쓰면 우리 몸에도 지구에도 좋은 따뜻하고 멋진 옷을 계속 입을 수 있으니 오히려 좋은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100% 울 니트, 가디건 관리 방법 시작합니다.
글 순서
1. 100% 울 제품 세탁 전 준비
2. 조물조물 세탁하기
3. 자연에서 온 옷이니 자연스럽게 말리기
4. 앞으로 쭉 입어야 하니 잘 보관하기
5. 주의해야 할 점
1. 100% 울 제품 세탁 전 준비
울(WOOL) 제품은 가급적 드라이클리닝을 맡기지 마시기 바랍니다. 세탁소의 드라이클리닝 서비스는 우리가 옷을 입을 때 묻는 피지나 먼지 등을 효과적으로 제거하지만 우리 몸에서 나오는 땀이나 음실물 오염에는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그러니 굳이 비싼 드라이크리닝 서비스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세탁 전 체크 사항
1) 세탁이 필요한 울 제품 안쪽의 라벨을 정확히 확인해 주세요. 제품의 세탁 방법을 가장 정확히 알려주는 표시이니 확인해 보는 게 좋습니다.
2) 음식물이나 기타 얼룩이 눈에 띄게 보이는 곳이 있는지 확인해 주세요. 얼룩이 있다면 액체형 산소계표백제를 미리 조금 발라 스며들도록 두드려 주면 좋습니다. 심하다면 표백제를 바르고 헹구는 작업을 몇 차례 반복해 주면 좋습니다.
3) 드라이클리닝 전용 세제 그리고 가능하다면 드리이크리닝 유연제 , 액체형 산소계표백제를 준비해 주세요.
*드라이클리닝 세제 - 성분표를 확인하시고 실리콘계 세제보다 식물성계 세제를 선택해 주세요. 드라이크리닝 효과는 조금 미흡하지만 피부 자극이 적고 옷 본래 색상도 살려주는 친환경 세제입니다.
2. 조물조물 세탁하기
가급적 세탁기 사용은 피해 주세요. 울 전용 모드가 있는 세탁기도 있지만 굳이 세탁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어렵지 않습니다.
1) 찬물을 받아 위에서 준비한 세제를 풀어주세요.(30도 이하의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라는 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30도? 정확히 어느 정도지? 감이 안옵니다.) 그냥 찬물로 해주셔도 괜찮습니다.
2) 니트, 가디건 등 울 제품을 담가주세요. 처음엔 물과 세제를 머금는 시간이 필요하니 손으로 눌러주거나 위에 가벼운 물건을 올려놓고 푹 잠길 수 있도록 해주세요.
3) 너무 오래 담가 둘 필요는 없습니다. 꺼내기 전 옷을 가볍게 주물러 주세요. 걸레 빨듯 세게 하지 말아 주세요.
4) 색이 있는 옷이라면 물 빠짐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염색 과정에서 덜 헹궈진 부분일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5) 이제 세제 물을 버리고 깨끗한 물을 다시 받아 헹궈주세요. 한, 두 번 정도 헹구시면 됩니다. 너무 많이 헹궈내실 필요는 없습니다. 남아있는 세제 성분은 자연스럽게 날아갑니다.
*좀 더 부드러운 감촉을 원하신다면 유연제를 사용해서 위 내용을 반복하시면 됩니다.
3. 자연에서 온 옷이니 자연스럽게 말리기
세탁이 끝난 옷을 비틀어 짜지 말아 주세요. 불필요한 마찰은 옷의 변형이나 옷감을 상하게 할 수 있습니다.
1) 물을 가득 머금은 무거운 옷을 꺼내셨다면 가볍게 눌러 물을 짜내 주세요. 걸레 빨듯 강하게 비틀어 짜지 말아 주세요.
2) 마른 수건으로 옷을 감싸고 돌돌 말아서 물기를 최대한 제거해 주세요. 그저 물이 뚝뚝 떨어지지 않을 정도면 충분합니다.
3) 세탁 시 생길 수 있는 약간의 변형이나 구김은 손으로 가볍게 모양을 잡으며 늘려주세요.
4) 옷을 옷걸이에 그냥 걸지 마세요. 물을 많이 머금고 있어 무거워진 데다가 옷감 특성상 늘어나기 쉽습니다. 건조대에 평평하게 눕혀서 자연 건조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도 소매 같은 곳이 아래로 쳐져 있으면 그곳이 늘어날 수 있으니 신경 써 주세요.
4. 앞으로 쭉 입어야 하니 잘 보관하기
세탁도 중요하지만 보관도 중요합니다. 올 가을, 겨울 따뜻하게 입어야 하고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입어야 하니까요.
1) 너무 꽉 찬 옷장에 넣지 말아 주세요. 울 제품이 너무 비좁은 공간에 있으면 눌리거나 구김이 가서 또 손을 봐야 하니까 귀찮아집니다.
2) 비닐로 덮거나 싸놓지 마세요. 울은 통기성이 뛰어난 소재이므로 스스로 숨을 쉴 수 있게 보관해 주세요.
3) 되도록 습기가 적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해 주세요.
5. 주의해야 할 점
1) 식물성계 중성세제, 산소계표백제가 아닌 일반 제품을 사용하시면 탈색이나 심한 수축이 생길 수 있습니다.
2) 손세탁이 죽어도 싫다. 난 꼭 세탁기를 사용하겠다고 하시면 안전망에 넣고 울세탁 전용 모드를 사용하세요.
3) 탈수도 세탁기로 해야겠다 하시면 통돌이 세탁기의 저속 모드를 사용하시고 탈수전 반드시 안전망이나 큰 수건으로 감싸 주세요. 드럼세탁기 탈수는 사용하지 마세요.
비상상황
옷이 줄었어요
1) 헤어 컨디셔너, 백식초를 1:1 비율로 섞고 따뜻한 물을 준비합니다. 줄어든 옷을 담그고 약 30분 정도 후 옷을 손으로 늘려주세요. 그리고 물기를 짜지 말고 말려주시면 좋습니다.
2) 드라이클리닝 유연제와 물을 섞어 옷을 담가주세요. 약 하루 정도 담가 두었다가 옷을 짜지 말고 손으로 모양을 잡아 자연 건조시켜 주시면 좋습니다.
울(WOOL) 니트웨어 정말 따뜻하고 여기저기 활용도가 높은 만큼 관리도 조금 더 신경 써 줘야 오래오래 입을 수 있습니다. 한철 입고 버리는 옷, 너무 아깝기도 하고 우리 몸에도 자연에도 좋지 않습니다. 개발도상국에 쌓여가는 헌 옷 쓰레기 산들을 보면 아무 옷이나 덜컥 사고 버리지 못하게 됩니다. 잘 만들어진 옷을 사고 오래도록 즐겨 입고 모두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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